[건의] 옷이 나를 입는 건지, 내가 옷을 입는 건지 모르겠음
작금의 카던 뺑뺑이가 만들어내는 노잼 현상은 캐릭터 위주의 육성이 아닌 템렙에만 의존하는 파워 밸런스가 주 원인임.
내 캐릭터가 강해져서 좋아지는 게 아니라 같은 레벨이라도 더 좋은 템을 차야 강해지는 구조는
결국 파밍 노가다를 부르고 게임을 노잼으로 만듬.
물론 템 파밍은 알피지의 주요한 재미 요소 맞음.
하지만 로아는 너무 거기에만 성장 루트를 몰아주고 있음. 아무리 열심히 스킬 트리 짜고 특성 올려도
템 하나 좋은 거 차면 모든 고뇌가 한 방에 날아감. 조화 신속 특화 이딴 거 고려 안해도 됨.
무조건 템렙 높은 게 장땡임.
그러다 보니 높은 템렙 장비를 주는 카던을 떠날 수가 없음.
여러 루트로 파밍이 가능하긴 해도 효율을 중요시하는 한국 유저들이 한달 걸려 제작 가능한 생활템보다
더 좋은 걸 한방에 얻을 수 있는 카던을 패스한다는 건 참새가 방앗간 생까는 거나 마찬가지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지.
장비는 어디까지나 룩딸+공격력/방어력 강화 수단으로 놔두고 캐릭터 육성에
더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로아도 결국 흔하디 흔한 노잼 파밍겜(현질강화)이 될 운명으로 보임.
일단 스킬 마스터에 들어가는 스포를 과감하게 줄여야 함. 다양한 스킬과 트라이포드를 전부 구사하지 못하고
많아야 4개 정도만 마스터 가능한 지금 시점에서 템의 의존도는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갈 일은 없음.
스킬의 공격력 부족을 템으로 메워야 상위 컨텐츠에 도전이 가능하니까. 오베 때 만렙 제한이 풀린다 해도 마찬가지임.
만렙 60, 70까지 다 올려야만 내가 가진 모든 스킬을 겨우 다 써먹게 된다는건 거기까지 가는
여정이 매우 괴롭고 지루하다는 의미임. 멋진 스킬을 쓰면서 몹을 쓸어버리는 게 핵앤슬래시 장르인데
초반에 그 맛을 안 보여주고 만렙까지 그저 버텨라? 못 버티고 나가 떨어지는 유저들도 다 잠재적인 고객인데
그걸 전부 포기하고 고인물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림.
적어도 만렙까지 가면 스킬창에 있는 스킬 중 80%이상은 마스터 가능해야 함. 어차피 그래도 8개밖에 못 쓰니까
골라 쓰게 최소한 선택지는 넓혀줘야지, 지금은 누구나 똑같은 스킬 트리, 똑같은 트라이포드로 갈수밖에 없게 됨.
게임을 재미로 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효율 따져가며 공부하듯 파고들어야 겨우 한 사람 몫을 하게 된다는 거임.
그러니 머리 아프고 힘들어서 관두는 거고.
초반부터 스포를 팍팍 퍼줘서 이거저거 많이 해보게 하고 멋지고 뽀대나는
스킬 쓰는 맛을 보여줘야 힘든 것도 참고 만렙까지 가는 거지, 개미만한 딜과 별볼일 없는 이펙트 부여잡고
애정으로 실드치며 달리는 건 언젠가 한계가 옴. 그렇게 해서 만렙 찍어도 결국 남은 게 카던 뺑뺑이라면
누가 그 짓을 두 번 하겠음?
벌써부터 부캐 육성 못하겠다 우는 소리 나오는 게 바로 이것 때문임.
캐릭터가 강하지 못하고 템렙을 맞춰야만 겨우 숨통이 트일까 말까 하니까 만렙 키워서 지존 템맛을 좀 본 사람들이
다시 처음부터 노가다 육성 하는걸 못 참게 됨. 레벨이 오를수록 캐릭터가 강해지고 템은 부차적인 강화 방식이
되어야 하는데 사람이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옷이 사람을 입고 다님. 주객이 전도돼도 너무 심하게 바뀌었음.
로아가 흥하려면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스킬, 다양한 트라이포드를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서 캐릭터 자체가 강해지는 식으로
육성 방식을 바꿔야 함. 템렙을 맞춰야 겨우겨우 만렙 컨텐츠에 발이라도 비벼볼 수 있게 된다는 건 결국 그 과정을 못 버티는
상당수의 유저들을 다 버리고 가겠다는 말밖에 안됨. 지금 로아는 공제 걸고 초보 유저 배척하며 사람 가려 받는
여타 고인물 겜과 뭐가 다른가 자꾸 생각하게 만듬.
끝으로 템빨 현질의 지존인 아이언맨의 명언으로 마무리 하겠음.
스파이더맨: 스타크 씨, 전 슈트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
토니 스타크: 그렇다면 더더욱 슈트를 입으면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