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잘 표현해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은 여행과 같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할 때의 설렘과 흥분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로스트아크에서 만렙을 찍는 것은 창문이 없는 비행기를 타고 30시간 이상을 잠도 못자고 뜬눈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같습니다.
차라리 낙하산을 매고 이 지루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게 더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비행기를 탈 때는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했는데 말이죠.
제가 어릴 적 리니지를 할 때 말하는 섬은 온갖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재미난 곳이었습니다.
난장이셋을 먹는다고 돌아다니고, 셀로브에 기겁해서 도망도 가고, 거래 사기도 당하고, 먹자랑 싸우기도 하고
대학에 들어서 블레이드 앤 소울을 할 때는 사형들이 너무 재밌고, 거거붕이나 염화대성 같은 영웅급 던전은 제 손에 땀이 나게 했습니다.
로스트아크는 최근 국산 게임의 문제점을 무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듯 보입니다.
만렙 이전의 전형적인 지루한 퀘스트를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키지 못하면서, 부실한 엔드 컨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걸 말하는 겁니다.
현세대의 게이머들은 예전보다 더 빨리 컨텐츠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엔드 컨텐츠 이전의 지루함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게이머들은 로스트아크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게 분명합니다.
스토리는 좀 더 함축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으며, 성장과정에서 협동플레이가 요구되어야 합니다.
퀘스트로 버려지는 던전을 최소화하고, 질적으로 훌륭한 던전에서 파티원과 함께 스토리를 경험하며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높은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로스트아크가 만렙이 아닌 곳에서 유저들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으면 합니다.
현재 가장 큰 컨텐츠 사업은 캐릭터 사업입니다.
근데 로스트아크에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오버워치의 단편 애니메이션은 공개할 때마다 게이머들의 찬사를 듣습니다.
블리자드의 게임 뿐만 아니라 성공한 수많은 게임들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실리안 왕은 워크래프트의 아서스나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처럼 더 비극적이거나 영웅적일 필요가 있습니다.(쌍검으로 검을 쪼갠다거나)
아만 사제는 좀 더 게이머를 보좌하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그는 주인공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몇몇의 NPC들은 좀 더 비중이 있어야 하고, 주인공과 지속적인 관계들로 얽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게임 연출도 좋지만, 캐릭터를 잘 담을 수 있는 연출법으로 표현하는 것도 유연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호감도 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가 긴 만큼 10레벨 전직을 통해서 새로움을 주는 좋은 선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50레벨까지는 별다른 컨텐츠로 시선을 잡지 못하는 것은 너무 엔드 컨텐츠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50레벨이 너무 먼 레벨이긴 합니다.
만렙을 줄이고 생활, 제작, 필드보스, 던전, PVP, 항해 등 수많은 컨텐츠를 빠르게 심도있게 즐기게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비합리적인 경험치 시스템입니다.
저는 메인과 서브를 같이 즐기는 유저인데, 30레벨 즈음에 레벨에 필요한 경험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기억으로 26만 정도 였는데, 그 당시 메인 보상이 1만~2만이었고, 서브 보상이 2천~3천이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사냥을 통한 레벨업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 경험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인 것 같았는데,
이 경험치가 40레벨 즈음에는 58만인가로 훌쩍 뜁니다
비정상적인 경험치를 수급하게끔 메인 보상을 끼워 맞춘 것 같은데, 서브와 사냥 경험치는 연구가 아직 덜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허겁지겁 만렙을 찍기 위해서 서브는 포기하고 메인만 달렸습니다.
서브의 경험치 보상이 적절해야 하고,
서브는 메인과 달리 독특한 요소가 있어야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에
스토리의 큰 줄기에서 조금 벗어나 자유롭게 퀘스트를 재밌게 꾸몄으면 좋겠습니다.
미니게임을 넣어서 유저간의 기록 경쟁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아이디어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요즘에는 약빤 것도 사람들이 좋아해서)
저는 점점 게임에 지쳐서 엔드 컨텐츠까지 다 즐기지는 못했지만,
정식 출시할 때는 게임을 재밌게 여행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