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번영한 종족 인간은 빛의 신 루페온을 섬겼다. 그들은 성지 세이크리아를 만들고 ‘신의 대리인’이라는 위명 아래 다른 대륙들의 인간들을 통치해 왔다. 종교를 강요해 타 종족과 분쟁을 일으키던 세이크리아의 사제들은 신을 증명하고 자신들의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아크라시아에서 사라져버린 태초의 힘 ‘아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신성제국 세이크리아. 대주교가 있는 성지로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였다.
세이크리아의 대주교 테르메르 2세는 오랫동안 성지 라사모아에 있는 신전에 아크로 추정되는 고대의 결정체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 신비한 힘을 탐닉하던 테르메르 2세는 더 큰 힘을 갈망하게 되었고, 마침내 세이크리아의 성기사단을 파견해 아크의 행적을 조사하기에 이른다.
세이크리아에는 성기사단과 비밀조직 새벽의 사제들이 존재했다.
대외적으로는 성기사단의 활약을 내세웠지만,
사실 세이크리아의 가장 강력한 힘은 소수로 구성된 비밀 조직 '새벽의 사제'들이었다.
테르메르 2세는 죽을 때까지 그의 오랜 숙원이었던 아크의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 테르메르 3세 대에 이르러 수많은 성기사들을 희생시켰고 마침내, 여섯 대륙에 아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테르메르 3세는 신의 뜻이라는 미명아래, 아르테미스 연방의 왕과 슈샤이어 대륙의 지도자로부터 평화적으로 아크를 인도 받았다. 또한, 루페온을 섬기던 해저 종족 포시타의 도시 ‘포르파지’에서 바다 깊숙이 잠겨 있던 아크를 찾아 내었다. 나머지 세 개의 아크는 로헨델에 자리한 여왕의 정원, 쿠르잔의 안타레스 산꼭대기, 그리고 거인 도메메크의 몸 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아크의 힘에 눈이 먼 테르메르 3세는 거인 도메메크를 파괴하여 그의 몸 속에 있는 아크를 입수했고, 안타레스 산꼭대기의 아크를 얻기 위해 수많은 성기사단을 희생시켰다. 아크가 사라지자 용암을 분출시키기 시작한 안타레스 산은 쿠르잔의 모든 생명을 녹여버렸다. 이후 쿠르잔은 그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는 저주의 땅이 되어 버렸다.
대주교 테르메르 3세는 그의 아버지보다 훨씬 교활하고 탐욕스러운 인물이었다.
아크를 위해서라면 기사단의 희생도, 다른 대륙의 파괴도 거리낄 것이 없었다.

아크가 놓여있던 안타레스 산 꼭대기에서 용암이 분출되며 저주의 땅이 되어버린 쿠르잔.
쿠르잔은 수 많은 세이크리아 기사단이 희생된 거대한 무덤이기도 하다.
테르메르 3세의 야욕은 곧 실현될 것 같았지만 로헨델에서 아크를 얻는 일은 그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신이 만든 가장 강한 세 종족 중 하나로, 지혜의 신 크라테르로부터 막강한 마법의 힘을 부여 받은 실린들은 이난나, 아제나 두 여왕의 통치아래 폐쇄적이나 강대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헨델은 마법을 사용하는 실린들이 살고 있는 풍요로운 대륙이다.
로헨델을 통치하는 실린여왕. 이난나, 아제나.
실린 역사상 가장 두각을 나타내었던 쌍둥이 자매 이난나, 아제나는 로헨델의 마력핵이 붕괴되는 순간 자신들을 희생해 위기를 막아냈다. 이 사건으로 동생 이난나의 육체가 소멸되자 신목 엘조윈은 이난나의 영혼을 아제나의 육체에 전승시켜 하나의 몸에 두 명의 인격이 공존할 수 있게 했다. 엘조윈으로부터 불멸의 힘을 얻게 된 실린여왕은 다른 종족들과의 교류를 차단한 뒤 실린과 정령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 다스렸다.

죽어버린 이난나의 영혼은 엘조윈에 힘에 의해서 아제나의 육체에 전승되었다.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을 지니게 된 쌍둥이 자매는 엘조윈으로부터 불멸의 힘을 얻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로헨델을 통치해왔다.
테르메르 3세는 로헨델과 전쟁을 일으키면 세이크리아도 온전치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때, 세이크리아의 사제들이 한가지 묘책을 떠올렸다. 실린여왕 아제나와 거인 도메메크의 친분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테르메르 3세는 생명을 다한 도메메크가 세이크리아 근방에서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 심장을 오랜 친구였던 실린여왕에게 인도한다는 명목으로 로헨델에 칙사를 파견했다. 그리고 거인 도메메크를 파괴하고 입수했던 심장을 아제나에게 전달한다. 아제나는 친구의 심장을 가져와 준 세이크리아의 칙사들에게 호의를 베풀며 도메메크의 영혼을 기리는 의식을 치르기까지 며칠간 여왕의 정원에서 머무는 것을 허락했다. 영혼 의식이 있던 날, 세이크리아의 비밀조직 ‘새벽의 사제’들은 여왕의 정원에 잠입해 아크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크를 훔치던 중 발각된 새벽의 사제들이 일곱 명의 실린들을 살해하고 만 것이다. 그 누구도 이것이 거대한 전쟁의 방아쇠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