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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의 문제점과 플레이 후기 (스압 주의)

최근 로스트아크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케릭터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연구해 보았습니다. 왜 저를 포함한 제 친구들이 흥미를 잃어가고 왜 모든것이 귀찮아지기 시작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으니까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게임을 좋아합니다. 로스트아크도 정말 잘 만들어진 국산 게임이고 게임이 앞으로도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이 글은 오랜시간 게임의 컨텐츠들의 문제점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작성한 글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로스트 아크에서 보여준 카메라 워크나 전투 시스템은 세계 탑 순위안에 들어도 될만큼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쿼터 뷰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공성전의 스케일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인게임 카메라 워크는 RTS 게임인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사용된 카메라 워크와 흡사합니다. 이러한 연출의 응용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게임에 녹여놓았다는 것은 그만큼 기획자(혹은 연출팀) 역시 게임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한 분들임을 확신합니다. (게임을 그저 좋아하는 것과 게임내의 요소들을 케치하여 응용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몹을 타격했을때 몹들이 경직되는 시간은 0.1초에 의해 게임이 전체적으로 루즈해지는 느낌을 받거나 종이장을 때리는 듯한 날리는 느낌을 받는 반면 로스트아크의 경직 타이밍은 정말 경이롭기 까지 합니다. 무기를 휘두르는 시간과 경직시간의 타이밍 밸런스가 대단히 좋기 때문에 손 맛이 일품이고 특히 궁극기를 사용할때 주변이 어두워지는 디밍 이펙트와 적절한 플리커링 효과등이 이것을 잘 보조하고 있습니다.


타 게임과 달리 과도한 카메라 쉐이킹이나 플리커링으로 인해 플레이어가 어지러움을 느끼지도 않으며 특히 레이드 보스가 무력화에 빠질때의 디밍 효과와 효과음은 자신도 모르게 "나이스!" 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손에 착착 붙는 느낌이죠.


여기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로스트아크의 일부 내용들은 매우 탄탄한 느낌입니다. 디아블로나 세계적인 타이틀의 RPG 게임들을 대놓고 비교해도 전투나 스킬의 구성, 에니메이션이나 이펙트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아니 그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레이드 몬스터를 울궈먹는다는 둥,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사실 모든 RPG 게임들이 그렇듯 색깔만 바꿔 등장하는 몬스터라던지 이미 사용한 몹들을 재탕해먹는 경우를 워낙에 많이 봐왔고 그것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것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도히려 이런 부분부분적인 문제보다 훨씬 큰 문제가 있는데 바로 게임의 프레임 (틀)부분인데..


게임들을 해보다보면 로아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게임을 종종 보게 되는데, 대다수가 게임의 초기 기획과는 달리 중간에 너무 많은 컨텐츠를 추가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스트아크는 개발기간이 워낙에 길었던 게임인지라 당연히 개발 과정중에 추가된 내용들이 있을거라 예상됩니다만, 초기 기획에 대비하여 너무 많은 컨텐츠를 접목시켰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로스트아크는 크게 4가지의 메인 컨텐츠로 분류해 볼 수 있겠습니다.

PVE (던전, 레이드) 와, PVP, 모험과 (섬의 마음, 항해) 생활이죠.


허나 모든 컨텐츠의 최종적인 보상은 결국 "아이템 레벨"로 이어집니다. PVP를 해도 모험을 해도 레이드를 해도 생활을 해도 결국 높은 아이템을 얻는 것이 목적이 되며 메인 컨텐츠들을 독립적으로 즐길 수 없는 구조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렇습니다. 로아가 최초로 설계될 당시, 로아는 전투 위주의 액션 RPG (핵앤슬레쉬) 게임이였으나 컨텐츠를 추가하면서 그 컨텐츠들을 독립적으로 제작하지 못하고 (시간상 혹은 자원상) 브랜치(가지)로 엮어 최초 기획된 전투 컨텐츠에 붙여버리는 방향을 선택한 느낌입니다.


유저는 유저별로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부여받기를 원합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해당 커뮤니티 안에서 인정을 받는것은 현실 사회나 게임에서나 마찬가지 입니다. 즉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풀어나가야 그 게임에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반면 로스트아크의 경우 "시스템에 의해 유저의 자유도를 극히 제한" 합니다. 이것은 굉장히 안좋은 방법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과 생활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다른 컨텐츠를 강요받을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이는 유저에게 극심한 피로도로 작용되며, 이것이 누적되면 게임이 지겨워지기 시작하게 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위해 싫어하는 컨텐츠 3가지를 해야한다면 그것은 "일" 과도 다름이 없습니다. 동시에 만약 이런 조건을 부여하는 "고난이도 or 장기간 노동 컨텐츠"의 경우 유저가 노력한 만큼의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이것을 잘 활용하는 게임들도 많습니다.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을 해야하지만 그 결과의 끝에는 남들과 차별된 보상을 얻는 경우를 뜻하며, 이 보상은 뛰어난 아이템의 스펙 또는 시각적 효과 (비쥬얼 적인 부분)으로 타 유저들에게 강하게 어필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로스트아크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그 어떤 힘든 일을 하더라도 그것에 걸맞는 보상이 없다는 것이죠. 위에 이야기한 내용 즉 아이템 레벨에 모든 것이 다 묶여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로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아이템에 붙어있는 모든 아이템 레벨을 삭제" 해야 합니다. 아이템의 레벨이 아니라 케릭터의 스텟 (힘, 민첩, 지능 / 크리티컬 확률 / 저항력 / 각인 아이템의 능력 외 수많은 케릭터의 능력치)를 기반으로 케릭터의 실제 "힘" 이 수치화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아이템 레벨을 놓고 필자는 필자가 놓치고 있는 변수가 없는지, 또 기획자가 어떤 의도로 이러한 방식을 택했는지를 게임을 하는동안 끊임없이 생각해 보았으나 정말로 이해할수 없는 컨셉입니다. 이는 마치 게임 테트리스에 크래프팅 컨텐츠 붙여넣은 느낌입니다.


4인큐로 계속 인던만 돌아야하는 단순한 아이템 파밍 게임의 경우 아이템 자체가 보상이고 그 외의 것들이 없기 때문에 상관이 없겠지만 아이템의 강화와 다수의 보조 컨텐츠들이 깔려있는 게임에서 아이템 자체에 레벨을 설정 하여 이것을 수직상으로 배열한다는 것은 보조 컨텐츠들을 모두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심플하게, 지금 룬, 해금석, 장인의 망치 등 사실 티어1의 모든 연마재료와 개조용 재료들은 인벤토리만 차지하는 무용지물 애물단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쓸일도 없죠. 개조에 들어가는 비용과 개조 재료를 구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에 대비하여 결과적으로 남는게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아이템 레벨만 올리면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기회가 생기다보니 굳이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유저들의 80% 이상은 티어1 장비를 개조하지 않았을 겁니다. 


동시에 레이드/던전 시스템이 이것을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레벨이 390인 유저가 모든 룬과, 연마, 각인등을 달고 개조를 마치면 케릭터의 스펙이 410인 사람보다 높아집니다. 하지만 던전과 레이드 던전의 "저레벨 페널티"가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개조를 하지 않은 잡템을 끼고 있는 410 유저가 완전무장을 한 390의 유저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게 되죠. 이것이 아이러니 한겁니다. "할 꺼리"를 나름 만들어놓고 그것을 억제하는 카운터 시스템을 더 크게 작용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레벨 페널티만을 없에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건 아닙니다.

"저레벨 페널티"가 없어진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레벨"의 개념은 3자가 봤을때도 신뢰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수치가 되어야 하지만 390인 사람이 410인 사람보다 쎄다면 레벨의 개념자체가 주관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아이템 자체에 "레벨"을 붙이는 것은 로스트아크에 절대로 어울리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로스트아크 처럼 복잡한 구조의 시스템들이 접목되어 있는 게임의 경우 케릭터의 "힘"을 나타내는 레벨의 수치가 굉장히 유연해야 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케릭터의 스텟치가 결국 "주 레벨"을 결정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장비 자체 외에도 케릭터의 '힘'을 부여하는 사이드 옵션이 워낙 많기 때문)


또한 레이드가 끝날때마다 각 유저가 입힌 피해 수치 (%)나 무력화 수치등, 유저들이 레이드에 기여한 기여도를 보여준 다던지, 서포터 케릭터가 부스팅 한 딜량이 얼마인지 등을 타 사용자들에게 보여주어서 무언가 투자를 한 유저의 입장에서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결과가 타인으로 부터 평가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만 로스트 아크는 이게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PVP는 장비의 개입이 전혀 없는 컨텐츠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수치 등이 유저에게 보여지면서 정작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강화한 수치가 적용되고 있는 PVE나 필드전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것은 참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내가 투자한 만큼 강해지고 있는지 약해지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게 되고 결국 장비에 대한 투자 가치를 상실하게 되니까요.


유저에 대한 보상 부분은 레이드나 던전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항해 컨텐츠에서 배를 업그레이드 할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부분은 딱히 제가 말을 안해도 많은 유저들에 의해 질타를 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할겁니다. 배를 업그레이드 하는건 운과 엄청난 단순노동이 필요합니다. 배의 유지비도 비싸고 모든 것이 다 힘들지만 배를 업그레이드 해서 얻을 수 있는 보람은 노력에 대비하여 10%도 되지 않습니다. 배를 7단계까지 업그레이드 하면서 전설 업그레이드 조각과 고급 선박 재료를 모으는 것만 꼬박 한달이 걸렸습니다만 1레벨부터 7레벨까지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선박의 외형은 단 한 차례 (6에서->7단계)만 변경되었고 배의 성능은 아예 차이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마저도 베아트리스의 축복을 사서 쓰면 한달간 노력한 배를 타는것과 똑같은 속도가 되고 내세울 것이라고 해봐야 하나의 구역에서 "강인" 효과를 얻는 것인데 이 댓가가 투자한 시간에 대비하여 절대 큰 것이 아닙니다.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건 절대 반대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당연히 이득을 취해야죠. 하지만 정도라는게 있습니다. 1~2달을 투자해야할 일을 단돈 3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면 당연히 누구나 3만원을 쓰게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수억원을 들여 만든 컨텐츠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될겁니다. 내가 3만원을 사용하므로 인해 나와 비슷한 동급 수준의 유저들과 차이를 주는 결과가 되어야지, 1~2달의 격차를 메울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소리입니다. 베아트리스의 축복은 "고작" 배의 속도를 3노트 올려주는게 전부이고 행운의 기운에 부스팅이 되는 아주 미미한 보너스인데 왜 이걸가지고 뭐라고 하느냐?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1~2달을 투자해서 얻는 결과가 이 미미한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섬의 마음도 완전히 변경되어야 합니다. 섬의 마음은 모험을 즐기는 모험을 주력으로 삼은 유저들만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상으로 보상자체를 바꾸거나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게임에서 빼버리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될 것입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쿼터뷰 상에서 모험이란 Full 3D 게임의 모험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한적인 리소스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거의 없고 아래로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앵글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반 이상을 접고 들어가는 시점에서 연출이 빠진 모험은 큰 메리트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유감이지만 모험은 "숙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루에 적게는 20~30 포인트, 많아봐야 200~300씩 작업이 가능한 호감도 임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는 단계별 상승값 보여주는 NPC들, 두달넘짓 게임을 하면서 2만 해적주화를 간신히 넘겼는데 200만 해적 주화를 요구하는 아스트레이 운용 지침서를 보면 무언가 도전 할 마음 보다는 빠르게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훨씬 많이 듭니다. 기획자 분들이 입장을 바꿔서 유저의 입장이 된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에 두고 봤을때 과연 저 말도 안되는 조건을 충족한들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보상 받을 수 있을까요? 혹은 배틀 카드 몇장을 얻기 위해 저 노력을 해야하는 걸까요?


다시 한번 남기는 말이지만 이 모든 말은 게임의 "난이도"를 하향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난이도가 끔찍하게 높더라도 그것을 이뤘을때 주어지는 댓가가 충분히 부각되도록 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을 무조건 벨런스와 연관되는 아이템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부수적은 보상을 포함해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외형을 변경하여 차별성을 주고, 타이틀을 부여하거나 전광판에 이름을 띄워주거나, 보스전/레이드가 끝나는 시점에 다른 유저들에게 점수를 보여줘서 그 유저가 투자한 만큼 타인으로 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만 만들어 줘도 유저들은 자신의 노력을 아까워 하지 않습니다.


로스트 아크는 잘 만든 게임입니다. 기술과 연출에 있어서는 탑 수준임이 분명하지만 레벨링이나 유저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식은 굉장히 서툰편에 속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유저에게 아이템을 퍼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이템이 아닐지라도 제 3자에게 유저 스스로가 자신을 어필할 수단을 주는것도 보상의 일부입니다. 거진 10년간을 고생하여 만든 모든 컨텐츠들이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가 하는 선택 하나하나가 모두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저에게 돌려주어 그것으로 보람을 얻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너무나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진것 같아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좋은 게임,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국산 게임으로 남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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