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메난민은 적응해도 마난민은 적응 못 할 것 같아요.
확실히 감성자체가 워낙 달라서.
마비노기는 감성 자체는 로아가 못 채워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우선 시네마틱 영상 그러니까 스토리의 차이.
적어도 전 인게임 영상이라 엔피시의 자세나 표정이 계속 거슬려서 스토리에 몰입 자체가 안 되거든요.
근데 마비는 또 이 감성은 확실히 채워줘요.
세상을 구한다라는 거창한 스토리이긴 한데.
정작 중요한 건 그 사이에 끌려와서 이용당하는 주밀레의 입장과 악역들이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걸 전부 보여주거나 의도적으로 쓰러트린 뒤에 폭로해서.
유저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아내는 방법에 굉장히 능숙하거든요.
일단 가장 크게 차이점을 들어보자면.
마비노기는 엔피시마다 다 자기 테마곡을 가지고 있고.
처음에 대화를 시작할 때 소설의 도입부처럼 외모를 자세히 묘사해 주거든요.
이걸로 카툰식의 외모의 귀여움은 가져오면서도 유저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는 또 남겨줘요.
다크나이트의 스토리에서 아이던이나 에반에게 수호의 부적을 받아본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솔직히 게임 스토리 별 거 있겠어라고 적당히 읽고 넘어갔다가는.
나중에 정작 스토리 읽고 다시 던바튼에 돌아오면 우리 아이던/에반 잘 있나 확인하러 가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죠.
게다가 해당하는 칭호를 달고 대화를 걸었을 때 스토리를 기억하고 달라지는 엔피시들의 반응은 게임에 대한 커다란 동기가 되죠.
그렇구나 나는 살아서 돌아왔구나.
더러웠지만 확실히 이겨냈고 엔피시지만 누군가는 내 고생을 적어도 기억하는구나.
그런 것들이요.
특히나 마비노기 하셨으면 나오란 이름에 참 큰 애증을 갖고 계실텐데.
확실히 다른 엔피시하고는 전혀 다르죠.
에린으로 인도한 첫 엔피시이니만큼.
주밀레의 확고한 동반자로서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넘어갈 때마다 확실히 반응을 보여주죠.
의상도 바꿔줄때도 입어달라고 해야하고.
다음에 만날 때부터 적용되는 현실성도 보여주고요.
또 커스터마이징의 종류가 많죠.
쌓인 기간이 있는 만큼 의상 눈 입 등등이 이런 것도 있어? 라는 생각이 들도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죠.
이건 아마 마비하다가 로아로 온 유저들이 크게 느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살 게 없어?'라는 느낌일 것 같아요.
지금 로아에서는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아마 마비하다 온 분들한테는 어느 정도 답답함으로 작용할 거에요.
왜 염색이 안 되지?
왜 돈이 있는데 사고 싶은 예쁜 게 이렇게 부족한 거야?
영지라니 이렇게 좋은 건 만들어 두고 왜 예쁜 건 이것밖에 안 팔아?
더 만들어줘! 돈 충분히 더 줄 수 있다고! 혜자로운 건 인정하는데 돈 좀 더 써도 좋으니까 최소한의 욕구는 좀 만족시켜 달라고!
아마 이게 제가 추측할 수 있는 마난민들의 현실일 것 같네요.
일단 엔피시나 호감도 혹은 스토리는 200퍼센트 정도 실망하실 것 같아요.
아 스토리도 얘기 안 한 부분이 있는데.
이용을 당해도 마비노기에서 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 건 어디까지나 주밀레인데.
로아는 솔직히 아만 니나브 카단이죠. 주인공은 그냥 끼어들게 된 해결사고.
이거 분명 거슬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펫도 좀 그렇긴 해요.
근데 이건 이미 마비도 스스로 잘라낸 거라...
파트너 때가 절정이었지만 마비는 펫 마다 재주 하나씩은 다 있었거든요.
그런 펫들에 익숙한 주밀레분들이 보기엔 로아펫은 굉장히 심심하실 거라는 느낌은 있어요.
비록 미사일로 부려먹고 가끔은 너무 죽여서 부활시켜 주는 것도 잊어먹고 하는 나쁜 주인이지만.
솔직히 펫 사고 돈이 아까웠던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펫이 너무 많아졌네란 생각은 자주 들었지만.
또 팔거나 정리하려고 보면 하나도 뺄 수 있는 게 없고...
파트너는 나이도 안 먹고 옷도 코디해줄 수 있는데.
심지어 호감도따라 반응도 달라지고.
심지어 캐릭터 성격도 재밌어.
이걸 왜 안 팔게 됬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파트너만 20명을 사놓고 다 취향대로 만들어서 혼자만의 하렘건국이라는 어긋난 야망을 꿈꿔 본 적도 있었죠.
전 여전히 파트너는 언제나 옳다를 주장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이젠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정령무기...
내가 바라던 정령 무기는 이게 아니었는데.
마비노기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죠.
거 약하면서 엄청 처먹네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보조무기에 항상 정령 남검이 넣어두고 항상 정령 리큐르나 밥이 부족하지 않게 신경썼던 이유는.
처음 계약하기 전에 그 고민들과 설레임은 잊을 수 없으니까.
얘는 내 무기이기도 하지만 나와 같이 커 온 또다른 동반자니까.
그래서 제가 정령무기 개편 이후 마비를 삭제했죠.
더 할수록 추억마저 난도질 당하는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그리고... 가장 로아와 다른 점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마비노기가 판타지 라이프를 표방했던 작품이었던만큼.
모인 유저분들도 낭만적인 분들이 많았거든요.
아무 보상도 없는데 열심히 모여서 악보를 만들어서 서로 교환하고.
하루 종일을 투자해서 서로 합을 맞춰보고.
그리고 결국 마을에서 함께 했던 합주회들.
그리고 사냥하던 걸음을 멈추고 그걸 끝까지 들어주던 유저분들.
그리고 쏟아지는 찬사와 격려 그리고 인정...
진짜 어떤 게임도 흉내낼 수 없던 마비노기만의 것이었죠.
친해지면서 쓸데 없는 덕력과 성벽까지 알게 되면서 이 분 정말로 괜찮은 걸까라는 쓸데 없는 고민까지 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마비의 유저들은 유저친화적이었던 것 같아요.
접속하면 어디 돌고 있는데 와서 경험치나 먹어라던가.
이거 너 필요하다고 했지? 우연히 얻었다 등등...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았죠.
그러다 보니 그걸 이용하는 나쁜 놈들도 많았지만...
근데 큰 사기 아니면 또 당하시고도 뭐 필요하니까 그런 짓까지 했겠지라며 쿨하게 넘기던 호구... 아니 대인배같던 유저분들...
진짜 당신들이 진정한 밀레시안 입니다.
스토리에서조차 공식 호구.
캐아일체의 경지.
그리고 나의 기사단의 엘시도 꽤나 독특했죠.
결국 죽은 트리아나가 생각나서 처음으로 픽하고 열심히 챙겨줬더니.
다른 기사단 하고 조금만 친해지면 걔는 머리가 비었다니 돼지라느니.
점점 위험한 냄새를 뿜어내더니.
어느날 접속해보니 읽기조차 두려운 장문의 편지로 위험하고 일그러진 사랑을 드러내던 그 아이.
참... 여러가지로 대단했던 게임이죠.
반면에 로아 유저분들은 보면서 비교해보면 참 회사친화적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물론 이제 제가 알던 마비는 제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죠.
현실에 아직도 남아있다면 그쪽을 하고 있겠죠.
이젠 오히려 하는 쪽이 추억을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고...
그나마 엔피시들의 테마곡은 온전히 남아 있는 게 위안이죠.
솔직히 세공이라던가 확률박스라던가 크게 신경은 안 썼어요.
어차피 남는 선에서 질렀고.
그걸 뽑아서 시세보다 비싸게나마 팔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죽자고 질러야 했던 적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로아하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비노저가 전부 개돼지는 아니에요.
오히려 누구보다도 회사에 적대적이었던 분들이 더 많죠.
결제액과는 관계 없이.
오히려 유저친화적이고 낭만이 뭔지 아는 분들이 그래도 계셨기때문에 마비를 시간 내서까지 하던 분들이 대부분이었을 거에요.
그럼 로아 유저 분들의 수준은?
이글 밑에 달릴 욕들이 증명해주겠죠.
그런 이유로 마음이 아파요.
넥슨은 이미 잊어버린 것 같지만.
마비 유저가 마비를 떠난다는 게 어떤 건지는 저도 조금은 알거든요.
솔직히 넥슨 꼴 보기 싫고 이젠 가망도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마비노기만큼은 좀 정신 차렸으면 좋겠네요.